본문 바로가기
그림책 작가

색채의 마술사,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 그림책의 특징과 대표 책소개

by 4545 2023. 5. 11.
반응형

<노아 박사의 우주선>의 한 장면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상을 자유자재로 구사한 '색채의 마술사'다. 존 버닝햄, 찰스 키핑과 더불어 영국 현대 그림책의 3대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색의 마술사처럼 현란하리만치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상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그의 그림책은 단번에 우리를 사로잡는다.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책 전체에 등장하는 동물들이 모든 책에서 주인공으로 한 번씩은 등장하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각각 펼쳐진다. 그의 그림책을 한가득 빌려와서 아이들과 재미있게 읽었던 시간이 그립고 그 책들을 다시 펼쳐보고 싶다.

 

작가소개

 

1930년 와일드 스미스는 영국 요크셔 지방, 페니스톤의 광산촌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열여섯 살에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반슬레이 미술 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이후 런던 대학의 예술학부로 진학했다. 그리고 군에서 제대한 후에는 낮에는 미술교사로, 밤에는 책 표지 디자이너로 일하 던 중, 옥스포드 출판사의 동화책 편집장인 메이블 조지(Mabel George)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림책 작업을 제안했다. 그 덕분에 강렬한 원색의 대담한 대비가 돋보이는 그림책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의 ABC』(1962)를 첫 작품으로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흑백이나 단순한 색감의 그림책이 다수를 차지하던 60년대 당시의 영국에서, 이 그림책은 색채 혁명을 일으켰다. 그는 이 책으로 영국 최고의 그림책상인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데뷔하였다. 이것을 계기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고, 이후 45년간 80여 권의 그림책을 만들었다. "색채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그는 어린이의 심미안을 존중하며 그림책에 예술적인 화면을 가져옴으로써 어린이 그림책을 재정립했다고 볼 수 있다.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는 2016년 프랑스 남부에서 눈을 감았다.

 

“책은 어린이가 예술을 처음 만나는 길이고, 난 이걸로 세상에 뭔가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바다의 물 한 방울 같을지는 몰라도 그림책은 친절, 연민, 우정, 아름다움 같은 가치를 공유할 기회를 줍니다.” 그의 모든 그림들은 이렇게 외치는 듯하다.

 

그림책의 특징과 화법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는 어린 시절 탄광촌에서 가졌던 색깔에 대한 목마름이 그를 열렬한 색 예찬론가로 키웠는지도 모르겠다는 역설적인 주장을 하기도 했다. 자신의 그림을 ‘햇빛의 흐름’과 같다고 말했으며 그런 ‘햇빛의 흐름’이 자신의 책 속에서 자유롭게 넘실거리도록 하고자 그는 충분히 아름답다고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그리고 또 그리기를 반복한다고 한다. 그의 이런 노력 뒤에는 그림책이야말로 아이들을 예술과 문화에 동시에 노출하는 힘이 있는 장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림책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러한 나의 자세가 내 작품에 스며들어 아이들이 아름다운 세계를 관찰하고 이해하며 감상할 수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원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삶이라는 높은 산을 오를 때, 정상에서 깨달음과 동시에 열린 시각의 희열을 느꼈으면 합니다.” 이처럼 그는 분명한 그림책 철학을 지닌 작가였다. 사람은 자연 속에서 동식물과 함께 살아간다. 비록 인간의 언어로 소통할 수는 없지만 자연과 사물 모두는 고유한 영혼을 지녔다고 생각한 작가는 어떻게 해야 그림에 내적인 영혼을 표현할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을 궁리하고 실행에 옮겼는데, 궁극적으로는 내적인 영혼을 담은 그림만이 진정으로 아이들의 정신세계도 풍요하게 채울 수 있을 거라 여겼다. 그는 일상 사물이나 동식물에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깔을 입힘으로써 생명의 움직임을 느낄 수가 있게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독자들은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가 생명을 입힌 동식물에 사로잡히게 되었고 그 이야기가 갖는 신비감과 완성도 높은 전개로 그 그림책을 보면서 그가 만들어준 환상의 세계를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의 그림책 소개

 

그의 작품은 시기별로 크게 3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6,70년대의 초기 작품은 주로 우화에 그림을 담은 그림책과 서커스, 다람쥐 등의 특정 동물이나 사물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그림책이 주를 이루었다. 아직 작가적인 자신감이 부족했을 초기 시절에는 주로 전래동화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 속에 이야기의 핵심을 뽑았다. 우화를 차용해서 재창작한 그의 대표작이 『팔려가는 당나귀』,『바람과 해님』이다.『서커스』,『다람쥐』『달님이 본 것은?』 등은 사물이나 동물에 대한 정보성 목적으로 만들어진 대표작이다. 1980년대 이후에는 그의 생각도 더욱 심오해져 화려한 색채에 뒤지지 않게 내용도 깊어졌다. 동물을 의인화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발달심리학적 문제라든가, 그릇된 실험을 통해 환경이 파괴되는 환경 문제를 다룬 그림책까지 관심의 폭을 넓혀갔다.

 

『펠리컨』에서는, 이상하게 생긴 알에서 태어난 못난이 펠리컨이 온갖 말썽을 피우며 지내다가 스스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고 자신이 다름 아닌 펠리컨이었음을 깨닫는 자아정체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또한, 1994년에 자신의 딸과 공동 작업을 통해 출판한 『잭과 못된 나무』에서는, 채소를 빨리 자라게 하려고 벌인 여러 실험에서 자라난 못된 나무 한 그루가 오존층을 뚫어 우주 괴물이 지구를 침략하게 된다는 발상으로, 과학의 발달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를 이야기했다.

 

 

3기의 작품은 앞서 말한 『잭과 못된 나무』가 포함되는 80년대 후반부터라고 할 수 있다. 여전히 색채가 화려하지만 직접 이야기를 만든 창작품이 가득한 시기였다. 『회전목마』가 이 시기에 속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환상과 현실을 교차하여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꿈의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구분 지으려고 화면을 두 개로 분할하는 기법을 시도해 보였다. 『정글 파티』는 동물들이 등장하는 우화로 인격화한 동식물이나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을 녹여낸 이야기인데, 이 책은 1974년 『비단뱀의 파티(Python's Party)』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간된 후, 와일드 스미스 그림 특유의 아름다움과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으로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책은 어린이가 예술을 처음 만나는 길이고, 난 이걸로 세상에 뭔가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바다의 물 한 방울 같을지는 몰라도 그림책은 친절, 연민, 우정, 아름다움 같은 가치를 공유할 기회를 줍니다.” 그의 모든 그림들은 이렇게 외치는 듯하다.
나는 아름다운 존재이고, 당신의 삶은 소중하다고.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