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인 막내가 1학년 때였다.
도서관에서 빌려 놓은 ‘엄마 까투리’ 책을 읽어달라고 가져왔다.
누나, 형들이 고른 책 다음으로 ‘엄마 까투리’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전에도 몇 번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날은 왜인지 모르게 엄마 까투리가 산불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고 죽었던 장면에서
갑자기 “엉, 엉, 엉, 엄마…엉엄마… 엉,엉, 엉” 하면서 통곡 수준으로 울었다.
우리는 울고 있는 막내가 너무 귀여워서 박장대소를 했다.
그리고 막둥이를 꼭 안아주었다.
아직까지 막둥이 아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죽은 엄마 까투리 때문에 울었을까?
아니면 남아있는 새끼들 때문에 울었을까?
이 책은 오직 제 한 몸밖에 가진 것 없는 미약한 존재인 한 어미가
불가항력적인 고난 속에서도
무사히 아홉 마리 새끼를 지켜내는 상황을 통해 극한의 모성을 보여주고 있다
산불이 났다. 꽃샘바람이 불어 치며 산불이 번져 나갔다.
산속 동물들이 불속에서 이리저리 뛰고 있다.
꿩 병아리 아홉 마리가 엄마를 따라 불을 피해 따라가고 있다. 삐삐. 삐삐
엄마 까투리는 어찌할지 몰라 울고 있다.
뜨거운 불길에 본능적으로 날아오르는 엄마 까투리
엄마 까투리를 바라보는 아홉 마리의 남아 있는 꿩 병아리
다시 아이들 품으로 돌아오는 엄마 까투리
엄마 품으로 들어오는 꿩 병아리들
꿩 병아리를 꼭 품고 꼼짝하지 않는 엄마 까투리
권정생 선생이 남긴 마지막 그림책
“까투리 이야기 써 보았습니다.
좋은 그림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어떻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와 같은 내용의 편지와 함께 원고 쓴 2005년 3월.
그로부터 삼 년의 세월이 흐른 뒤 그림책이 출간되었고,
그 사이 권정생 선생님은 완성을 보지 못하고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로 돌아가시고 말았다.
해년마다 봄이 될때 일어나는 산불이 꽃샘바람으로 무섭게 번질때 이 책의 까투리 가족이 생각이난다.
까투리 가족뿐 아니라 숲속에 살고 있는 모든 동물들까지도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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